[스크랩] 젬마 갈가니의 기도
젬마 갈가니의 기도
크신 하느님, 당신을 사랑합니다. 오! 당신을 사랑합니다.
제 몸이 불타고 있나이다.
당신은 저를 태우는 불이십니다.
오, 아픔이여, 사랑의 가없이 행복한 아픔이여!
오, 달콤한 불, 달콤한 불꽃이여!
달콤한 주님! 당신이 제 가슴에 불을 지피시네요.
당신의 불이 저의 죄 많은 자아를 태우고
그것을 잿더미로 만드시네요.
그만, 그만하셔요!
저 자신을 불길에서 끌어낼 순 없습니다.
예, 그냥 거기 있겠어요.
저 자신을 불에 남김없이 사르겠습니다.
오셔요, 주 예수님! 제 가슴을 당신께 엽니다.
제 가슴에 새겨졌던 죄악은 재가 되었습니다.
당신의 거룩하신 몸으로 죄에 물든 저의 몸을 대신하십시오.
당신의 거룩하신 영으로 제 영을 가득 채우십시오.
사랑하올 예수님, 제 기도 안에서
저는 온전히 당신과 함께 있습니다.
십자가를 묵상할 때 저는
당신과 함께 고통을 받습니다.
부활을 묵상할 때 저는
당신과 함께 다시 살아납니다.
그렇게 날마다 죽고, 날마다 살아납니다.
땡볕 아래 흙길을 걸으면
당신이 그러셨듯이 저도
덥고 땀에 젖고 고단합니다.
당신이 말씀하시는 것을 들으면
제 귀는 흥분에 떨고
가슴은 날카로운 당신 말씀에 찢어집니다.
당신이 사람들 고쳐주시는 것을 보면
당신 손길이 가까이 느껴지고
그리하여 당신 능력에 온 몸이 떨립니다.
제 인생의 모든 순간을
당신 곁에서 걷게 해주십시오.
끊임없이 당신 말씀에 감동하고
날마다 당신 능력으로 새로워져서
죄에 대하여 죽고
완전한 의(義)에 다시 살게 하소서.
당신을 위하여 모든 것을 희생할 준비가
저에게 되어 있음을, 주님은 아십니다.
당신을 위해서라면 그 어떤 아픔도 견디겠습니다.
당신 가슴에 기쁨을 드리기 위해서라면, 그리고
당신을 거스르는 사악한 무리의 흉계를 막기 위해서라면
제 가슴의 마지막 피 한방울마저 쏟겠습니다.
오, 주님, 불쌍한 죄인들을 버리지 마십시오.
죄인들을 생각하실 때, 저도 생각해주십시오.
우리 모두를 함께 살려주십시오.
사람들이 당신의 거룩하신 이름을 더럽히는
모든 장소에 저의 피를 뿌리겠습니다.
모든 죄인이 저와 함께 구원받도록
사랑하올 예수님, 저의 피를 당신 피에 섞겠습니다.
※젬마 갈가니(Gemma Galgani, 1878-1903)
계속되는 질병의 고통으로 시달리다가 짧은 생애를 마친 젬마 갈가니는,
극심한 통증 가운데서도 기도를 통하여 흔들리지 않는
마음의 평정을 유지할 수 있었다.
단순하면서도 기쁨으로 충만한 그녀의 글은,
자신이 얻은 마음의 평안를 남들과 나누고자 하는 염원이
그 안에 배어 있어서 모국인 이탈리아의 많은 독자들에게 즐겨 읽혔다.
-세기의 기도 중에서
가톨릭 성녀. 이탈리아에서 태어나 부모를 잃고 극심한 가난을 겪었다. 또한 뇌척수막염을 앓아 반신불수 상태가 되었으나 신앙심은 투철했다. 22세 때부터 자주 탈혼하여 예수와 이야기했고 오상을 받기도 했다. 26세의 나이로 죽었다.
이탈리아 출신의 가톨릭 성녀로, 축일은 4월 11일이다. 북이탈리아의 가밀리아노에서 태어난 갈가니는 9세 때 폐결핵으로 고생하던 어머니를 여의고 17세 때는 신학생이던 오빠를 잃었는데, 얼마 후에는 아버지마저 어린 동생들을 남겨 둔 채 죽었다. 몇 년 사이에 부모 형제를 잃은 갈가니는 극심한 가난 속에서 어린 동생들을 키우느라고 고생을 하였다. 설상가상으로 그녀는 뇌척수막염을 앓아 척추는 굽고 머리는 빠졌으며, 반신불수가 되어 참담한 모습이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였다. 그러나 갈가니는 이 모든 고통을 신앙 속에서 그리스도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기쁘게 받아들였다. 성 가브리엘 보센티의 전구에 힘입어 기적적으로 병이 치유된 갈가니는 지아니니 가정의 양녀로 들어갔으나 딸로서보다는 늘 충실한 하녀처럼 열심히 일하였다. 그러나 아무리 바쁜 일 중에서도 신앙생활을 잊지 않았다.
22세 때부터 자주 탈혼 속에서 예수와 담화하였으며, 오상을 받아 손발에 상처가 나고 피가 흐르는 등 예수가 당한 여러 가지 고통을 나누어 받는 기적이 일어났다. 심한 고통 속에서도 그녀는 끊임없이 기도하며 이를 기쁘게 받아들였다. 주님은 당시 성직자들이 범한 독성죄를 보속하기 위하여 갈가니에게 더 큰 고통을 주었으니, 병고 외에 그때까지 보여 주었던 발현과 기적마저 거두어들이고 마귀의 온갖 유혹이 그칠 사이가 없었다고 한다. 그러나 갈가니는 이 모든 고통과 유혹을 싸워 이기고 1903년 26세의 나이로 죽었다. 1933년 복자 위에 오르고, 1941년 그녀의 영적 지도 신부였던 제르마노 신부와의 서신이 출판된 후 더욱 유명해진 갈가니는 1950년 5월 2일 교황 피우스 12세에 의해 성인품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