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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만나자 / 모윤숙

elimcy 2015. 8. 7. 17:23

[이제는 만나자]
모윤숙 시인
.
동포여 무엇을 말할까
강물은 그대로
50년을 흘렀고
산위의 흰구름
해와 달은 떠돌아
돌고 돌기 몇 번이던가
.
우리는 장막으로
서로의 눈과 귀를 가리고
듣지도 보지도 못하고
비틀거려 미끄러지면서도
갈라진 땅
함정에 빠져가면서도
서로의 손을 잡지 못하고
세계의 고독자로
서로의 동굴에 살아왔으니
.
동포여 무엇을 말할까
강물은 그대로
50년을 흘렀고
산위의 흰구름
해와 달은 떠돌아
돌고 돌기 몇 번이던가
.
동포여 이제 눈을 뜨자
귀를 열어 목소리를 듣자
계곡마다 흐르는 맑은 물
저 옥토에 자라는
남북의 오곡백과
모두가 우리의 것이 아닌가
.
이제는 만나자
더 흘릴 눈물도 모두 말랐고
이제는 만나자
한숨도 이제 다 하였으니
그리운 형이여 그리운 아우여
이처럼 애절함이여
핏줄은 땅 속에서
외치지 않는가
오직 만나는 것 만이
사는길이다 라고
달리자 달리자
우리 만나 얼싸안고
너무 반가워
숨 못 쉬도록...
.
겨레여 만나자
보고싶은 옛 친구들이여
겨레여 만나자
시름도 이제 다 하였으니
무기를 버리고
오해를 버리고
남과 북의 옛 정을 다해
이별없는 민족으로
영원히 영원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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