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아버지의 비망록

어느 아버지의 비망록

 

가끔은 꿈 속에서 아버지를 만납니다.

하고 싶었던 이야기를 나눕니다.

 그러나,  생전의 아버지는 아니 십니다.

 

그래서 이런 이야기가 마음을 아프게 합니다.

아버지 , 아버지. 그저 불러 볼 뿐입니다.

 

평생을 일그러진 얼굴로 살으신 어떤 아버지가 계셨습니다.

그에게는 아들과 딸 남매가 있었는데,

 화상때문에 자식들을 돌볼수 없어 고아원에 맡기고 자신은 시고 외딴 집에 살았습니다.

자녀들은 아버지가 자기를 버렸다고 원망하며 살았습니다.

어느날 아버지라며 나타난 사람이 있었는데, 화상으로 보기에도 흉칙해서 

차라리 고아인 것이 낫다고 외면 해버렸습니다.

시간이흘러, 자녀는 성장하여 결혼도 하여 가정도 이루었지마는 ,

아버지는 여전히 혼자 시골서 살았습니다.

 

몇년후, 자식들에게 아버지가 돌아 가셨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자식들은 그저 그런 심정이었습니다. 슬픔도 없었습니다.

그러나 아버지의 죽음까지는 외면할수없어 시골을 가게 됩니다.

마을의 노인 한분이 생전에 화장은 싫고

 마을 뒷산에 묻어 달라고 부탁을 하시더라는 말씀을 전해 주셨습니다.

그러나 뒷산에 묻으면 명절에 찾아와야 하는 일이 번거롭다는 생각이 들어 화장을 해 버립니다.

아버지의 유품들을 정리하고 태우기를 시작 했습니다.

장롱 깊은 곳에서 낡은 수첩 한권이 나왔습니다.

태워 버리려다

무심코 열어본 비망록에는 아버지의 흉한 얼굴에 관한 사연이 있었습니다.

 아버지의 얼굴을 저렇게만든 사람은 본인들 이었습니다.

어느날 집에 불이 났습니다,

아버지는 두아이를 구해 냈습니다.

아내에게 쓴 편지에는 당신을 먼저 구해내지 못한 것을 용서해 달라고 미안하다고 쓰셨습니다.

아이들의 울음소리가 들려서 당신을 먼저 업고 나올 수가 없었다고,

이제 당신 곁으로 갈 때가 된것 같다고 하시면서

 아이들은 당신 덕에 잘 자랐다는 글도 있더랍니다

자식들에게는  한번 도 아버지 노릇을 못한것을 용서해 달라는 말씀을 쓰셨더랍니다

불에 대한 회한으로  화장을 싫어 하셨는데, 이미 화장을 해버린 뒤였습니다

 

  이밤에도  꿈 속에서라도 아버지를 뵈올 수가 있을까.

  용서하세요  아버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