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 감사 그리고 감사...
김상수목사님2 본문
우리 시대를 부끄럽게 하는 참 목자상
김순성 _ 고려신학대학원 실천신학 교수
「바보 목사」, 우선 책 제목부터 충격적이다. 종교적 성공주의, 출세주의에 사로잡혀 소위 똑똑하고 유능한 목사들의 목회 성공담이 인기를 끄는 이 시대에 ‘바보 목사’의 이야기가 책으로 출간되었다는 자체가 큰 도전으로 다가온다. 이 책은 목회 성공을 위한 방법이나 전략을 제시하지 않는다. 21세기 한국 땅에서 목회를 하고 있는 지극히 평범한 한 목회자의 삶에 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러나 이 책은 그 어떤 목회 이론서보다 깊이 있는 목회 신학의 진수를 대하는 느낌을 준다. 어둡고 병든 시대의 문화에 묻혀 오랫동안 잊혀져온 보화를 새롭게 발견한 느낌이라고 할까?
하나님 중심의 우직스런 절대 신앙
바보 목사의 주인공인 김상수는 이제 은퇴를 바라보는 나이다. 그는 마흔이 넘어 하나님의 부르심에 순종해 올해로 24년째 목회하고 있는 늦깎이 목회자다. 전도사 시절에 시골에서 잠시 목회한 후, 안양에서 줄곧 한 교회를 목회하고 있지만 특별한 교육 배경도 없는 너무도 평범한 목회자다. 하지만 그는 신앙에 있어서만큼은 남다르다. 일제 강점기에 신사 참배 거부를 위해 만주로 피신하고, 6·25 전쟁 때 교회를 지키면서 공산당의 모진 고문 속에서도 끝까지 배교하지 않은 선친의 믿음이 핏속에 흐르고 있어서일까. 그의 교회 성장론, 물질관, 축복관, 목회관은 철저히 하나님 중심의 절대 신앙에 기초하고 있다. 입술로 하나님을 믿는다고 하지만 실상은 돈과 사람을 더욱 의지하는 이 시대에, 한 번도 물질의 필요가 채워진 후에 사역이 진행된 적이 없었다고 한다면 과연 누가 믿겠는가? 그러나 김 목사는 하나님 말씀의 원리와 원칙대로 믿고 순종하면 나머지는 하나님께서 반드시 책임지신다고 우직스럽게 고집하며 한평생 목회하고 있다.
그의 하나님 중심의 절대 신앙은 무소유의 삶에서도 엿볼 수 있다. 이제 교회도 웬만큼 성장했고 은퇴를 눈앞에 두고 있지만 자기 앞으로 아파트 한 채 갖고 있지 않은 무소유, 무욕의 목회자로 한평생을 살아왔다. 통장에도 남을 섬길 만한 액수의 돈만 있으면 언제나 남들에게 베풀기에 바쁜 그의 모습은 삶 자체가 그대로 설교이다. 복음 전도자인 목사는 영적 의사이므로 삶이 깨끗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이렇게 반문한다. “더러운 손으로 수술하는 의사는 없지 않습니까?”
예수 향기 배어 있는 탁월한 목회 인격
그는 무엇보다 겸손과 온유의 사람이다. 결코 자신을 내세울 줄 모른다. 언제나 하나님의 은혜만을 자랑하며 자신의 부족함을 가식 없이 고백한다. 사실 이 책의 발간도 본인의 뜻에 의한 게 아니라, 타의에 의한 것이다. 하나님보다 사람을 높여 세우기에 바쁜 이 시대에 하나님께서 겸손한 자를 친히 높이시려고 이 책을 쓰게 하신 것이 아닐까?
그는 교인들에게 아버지와 같고 형님과 같은 목회자다. 성도들의 작은 신음에도 귀 기울이는 목회자, 성도들의 고통을 자신의 고통으로 여기고 아파하며 함께 우는 목회자, 변화하지 않는 성도들을 보면 그 원인을 자신에게서 찾고 회개하며 부끄러워하는 목회자, 고통을 주는 성도들을 만나면 하나님께서 그를 통해 자신을 다듬는 도구로 사용하시는 줄 알고 작품이 완성돼 연장을 놓을 때까지 참고 기다리는 목회자다. 그는 목회의 생명이 목회자의 충성, 희생, 사랑, 정직, 인내 등에 있음을 강조한다. 섬기는 리더, 온유한 카리스마의 전형이다. 그는 “목사가 충성하면 성도들에게 인정받고, 정직하면 성도들이 믿어주며, 사랑하면 성도들이 감동받아 변화한다”는 원리를 굳게 믿고 있다.
물 목회론, 거꾸로 쓰는 교회 성장론
그에겐 하나님께서 주신 지혜로 터득한 나름대로의 목회론이 있다. 이름하여 물 목회론이다. 물이 낮은 곳으로 흐르며 생명을 살리듯, 그의 목회는 예수님의 온유와 겸손을 기초로 실력보다 성품, 프로그램보다 인격적 감화를 우선한다. 목회란 결국 인격의 변화를 통한 생명의 나눔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또 물이 지닌 유연성과 포용성처럼 그의 목회는 다양한 영혼들을 포용하며 그들과 깊은 관계를 형성해 가는 ‘관계 목회’를 지향한다. 나아가 그는 서두르지 않고 때를 기다리며 서로를 하나로 묶는 물의 순리에 따라 ‘기다림’의 목회, ‘하나됨’의 목회를 추구한다. 그는 인간이 세운 성장 논리를 따라 조급하게 서두르지 않고 항상 하나님의 계획을 기다린다. 목회란 삼위 하나님의 사역이기 때문이다. 그뿐 아니라 그의 목회는 언제나 낮은 곳으로 나아간다. 지역 사회의 소외 된 자, 병든 자, 가난한 자 그리고 선교지를 향해 사랑과 기도와 물질을 쏟는다.
바보 목사 김상수, 그는 결코 바보가 아니다. 그의 목회담에는 평범한 사람이 넘보지 못할 지혜가 있고 이 시대의 문화에 때 묻고 병든 우리를 부끄럽게 하는 비범함이 있다. 그가 보여주는 비범함이란 인간적 재주나 기교나 유능함이 아니다. 복음의 정수인 십자가의 신학을 자신의 삶과 목회를 통해 온몸으로 보여준다. 그가 보여주는 목회자상이 오늘의 우리를 감동시키는 것은 그에게서 시대를 뛰어넘어 17세기 청교도 신학자 리처드 백스터가 그린 ‘참 목자상’을 발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병든 문화로 채색되고 변질된 거짓 목자상이 인기를 끌고 있는 이 때, 시대의 흐름에 역류하며 묵묵히 한 길을 걸어가는 우직한 바보 목사가 우리 곁에 있다는 것은 한국 교회에 축복이 아닐 수 없다. 이 책을 통해 김 목사의 길을 걷는 ‘거룩한’ 바보 목사들이 더 많이 일어나기를 간절히 소원한다.
'신앙 > 인물'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크랩] 뇌성마비장애 정유선 교수, 조지메이슨대 ‘최고교수상’ (0) | 2012.10.27 |
---|---|
뇌성마비 정유선교수1 (0) | 2012.10.27 |
바보 김상수목사 (0) | 2012.10.24 |
캐럴샌더스 (0) | 2012.10.18 |
유태영4 (0) | 2012.10.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