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 감사 그리고 감사...
짧은 결혼식 축사 본문
이보다 더 짧을수는 없다
어제 서대문 쪽, 지인의 결혼식에 참석했습니다. 주례자는 세가지를 질문했습니다. 각각 예라고 답하자 '그렇다면 오늘의 말씀이 임할 것입니다.'라고 축복했습니다. 그것으로 끝이었습니다. 2분을 넘기지 않았습니다. 묘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렇게 짧아도 되나?' 오히려 축가 순서는 훨씬 길었습니다. 두 팀이나 나섰습니다. 축가가 끝나자마자 주례자가 저를 지목했습니다. 어렵게 오셨는데 축사의 한 마디를 해 달라는 것이었습니다.
부부들이 모인 자리. 그림언어로 배우자를 소개하라고 했더니 남편이 아내를 일러 말했습니다. '산소같은 아내' 얼마나 기막힌 표현입니까? 그런데 중년이 되어서는 그 말이 변했습니다. '산 소 같은 아내'로. 신부에게 묻겠습니다. '신부는 평생을 산소같은 아내로 살겠습니까?' 그러자 신부가 웃으면서 '네'하고 답했습니다.
같은 모임에서 신부 역시 신랑을 '태양같은 남편'이라고 했습니다. 얼마나 놀라운 고백입니까? 왜냐고 물었더니 '내 삶의 중심'이어서 그렇다고 했습니다. 남편과 달리 아내는 중년이 되어서도 여전히 태양과 같은 존재라고 했습니다. 이유가 뭐냐고 했더니 이번에는 답이 이렇게 돌아왔습니다. '차마 눈뜨고 볼 수 없는 존재여서' 신랑에게 묻습니다. 신랑은 평생을 삶의 중심이 된 태양으로 살겠습니까? 신랑 역시 씩씩하게 답했습니다. '넵'
두 분이 다 '네'라고 답했습니다. 이게 아마 주례자의 스타일, 서대문 스타일인 듯 합니다. 저도 같은 방법으로 축사하겠습니다.
축, 축하합니다. 사, 사랑합니다.
감사합니다.
장래는 함성소리와 웃음소리로 가득찼습니다.
내가 잘한건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