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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인물

[스크랩] 그 청년 바보의사, 안 수현

elimcy 2012. 9. 20. 19:36

이 글은 12년째 병상에 누워계시는 어머니를 간호하면서 '어머니는 소풍중'이라는 책을 썼던

황교진 형제가 33세 청년으로서 빫은 생을 마감한 의사 안수현에 대한 글을 읽고 쓴 글입니다.

저도 제대로 따라 하지는 못하지만 예수님을 닮아 이 땅에 소금처럼 녹아진 삶을 살았던

청년의사 안수현을 함께 느끼고 싶어서 글을 옮깁니다.

조금 긴 글이지만 같은 감동을 느끼고 이런 사람이 있어 행복한 세상을 보고 싶고

내가 이런 사람으로 살아가는 것이 쉽지는 않겠지만 주변에서 이런 사람들을 많이 만나고 싶습니다. 사랑합니다.

 

                 옮긴 이 :  김 준기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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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청년 바보의사> 책에는 매 챕터의 서두에 이기섭 작가의 글이 있다.
그 중 한 페이지를 옮겨오면..

스티그마 안수현, faithfulone@paran.com
한국 누가회 학사사역부
영락교회 대학부 교사, 의료선교부
제28보병사단 사단의무대 군의관

그는 어딜 가나 하나님께 속해 있음을 당당하게 드러냈습니다.
글을 쓸 때도, 사람을 만날 때도, 무얼 먹거나 마실 때도, 그는 한결같이 크리스천이었습니다.
예수님을 믿는 것이 알려지면 불이익을 받을 것이 확실해도 그는 거리낌이 없었습니다.
기독교인이 아닌 사람들에겐 그는 '밥맛없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러나 이상하게도 '밥맛없는' 그가 말을 하거나 행동을 하면 사람들이 신뢰했습니다.
그는 어디에 가도 그 빛을 잃지 않는 푸른 나무였고,
요동하지 않고 성전을 떠받치고 서있는 대들보였습니다.

그는 새벽예배를 사랑했습니다.
목사님 말씀이 끝나면, 단 위에 올라 무릎을 꿇었습니다.
그리고 큰 몸을 구푸려 머리를 땅에 대고 기도를 했습니다.
재수생 시절부터 그의 몸에 밴 기도 자세였습니다.
그는 그렇게 하면서 세상을 거스르며 나갈 힘을 얻었습니다.
마치 오직 예수님의 영광을 위해 한 방향으로 오래 순종을 하며 걸어가는 순례자처럼.

(그 청년 바보의사/안수현, 이기섭/227쪽/아름다운사람들 2009년 7월 20일 출간)


안수현, 그는 재수해서 91학번이니까 삼수해서 91학번인 나보다 한 살 어리지만,
그 순수한 마음과 자애로운 성품은 나이를 떠나 한참 내가 배워야 할 것이 많은
신앙의 선배와 같은 청년이다.

그는 성적이 뛰어난 의사는 아니었다고 한다.
명문대 의대를 입학했지만, 한 해 유급이 되기도 했다.
그런데 그가 낙제를 맞은 이유는 공부를 등한시하는 게으른 의대생이기 때문이 아니고,
열정적으로 하나님의 일에 자신을 던지느라 시험을 앞두고도 성경공부 모임과
예배 준비에 맡은 바를 소홀히 할 수 없었던 자기 기질(?) 때문이었다고 한다.
젊은 기독학생으로 영혼을 돌보는 일에 1년 정도 더 기꺼이 시간을 내어드리는 것은
말처럼 쉽지 않다. 곱지 않은 주변 시선도 견뎌야 했던 것 같다.

그는 환자를 돌볼 때 유난히 바보 같은 짓을 많이 했던 의사였다.
경제적으로 열악한 소아암 환자가 퇴원하면, 자기 공부와 휴식시간도 모자란 터에
생일 축하 케잌을 사들고 환자의 주소지까지 찾아가
깜짝 이벤트를 열어줄 만큼 유난한(?) 사랑을 베풀 줄 알았다.
낮은 자를 보듬어주는 이런 의사를 만난 그 아이의 부모는 얼마나 놀랐을까?
그분들은 낮은 곳으로 오셨던 예수님의 사랑을 눈으로 보았을 것이다.

그는 자신의 환자가 사망했을 때는 가운을 조문객 복장으로 갈아입고
영안실에 내려가 유가족에게 성경책과 찬송 테잎을 전하며 위로하는 의사였다.
오랜 환자 가족의 삶을 살아온 내 눈에는 믿기 어려운 모습이다.
병실에서도 쉽게 만나기 힘든 것이 진료 의사인데 자신의 환자가 소천했다고 영안실 조문이라니...

그는 아무리 힘든 시험 앞에서도 조급해하거나 떨지 않았고,
하나님을 찬양하는 입술이 마음과 손발에 묻어나는 의사였다.
의료인 총파업이 있었던 때, 동료들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기꺼이 배신을 때리며 병실을 지켰다.
그해 나는 집에서 어머니를 간호하던 중이었는데 서울대병원에 약을 타러갔다가 썰렁한 병원을 보고
진실한 의료인이 있을까 고민했었다
그런데 하나님은 의로운 안수현 선생님과 같은 제자를 병실에 남겨두고 계셨다.

그는 잠을 자지 않고 환자 가족의 넋두리를 들으며 그들의 삶에 눈치 없이 개입했고,
하나님은 때를 놓치지 말고 즉각 다가가라는 말씀을 계속하여 그에게 부어주셨다.
그의 손은 병을 치료하는 손뿐만이 아니라 환자와 그 가족들의 마음까지 어루만져주는 손이었다.

나는 지하철에서 그의 책을 단숨에 절반을 읽어가며 속으로 많이 울었다.
고통 중인 내 영혼은 이 청년의 짧은 삶 덕분에 건조한 늦가을 바람에도 마르지 않고 촉촉한 생수에 젖어갔다.
아무것도 보장되지 않은 사막과 같은 현실에서 떨고 있는 내게 뭐가 걱정이냐고

오히려 하나님을 바라면서 쩔뚝거리는 걸음으로라도 달려가라고 그는 부드러운 음성으로 책망해주었다.

나는 책 후반부의 그의 군의관 생활과 유행성출혈열로 온 몸이 상해가며
죽음으로 넘어가는 순간을 차마 눈뜨고 읽어갈 수 없었다.
33살의 아름다운 청년 안수현은 자신의 옴 몸에 감염된 상흔을 남기고 차갑게 죽어갔다.
자기 영혼에 깃든 예수님의 흔적은 그를 둘러싼 모든 사람에게 남겨놓았다.
그의 친절한 눈빛과 공손한 인사를 마주한 병원 청소부 아줌마, 구두닦이 아저씨,
그를 통해 예수님을 처음 믿게 된 간호사...  많은 사람들이 눈물로 애통해했다.
한 청년의 죽음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앞으로도 계속 눈물을 흘려줄지 아무도 모른다.
지금도 그의 글을 통해 계속되고 있으니까 말이다.
자식을 잃은 그의 부모님은 그를 뒤따라 갈 때까지 깊은 위로가 필요하겠지만,
많은 사람들이 눈물과 함께 그처럼 예수님을 닮고자 하는 결심은 천국에 있는 그를 가장 행복하게 해줄 것이다.

이 책 <그 청년 바보의사>는 그를 아는 동료들의 기도 속에 탄생했다.
싸이월드의 CMF 클럽에는 이 책이 나오기 전에 이미 기도부대가 움직이고 있었고,
소설로 편찬하려 했던 어느 출판사의 제안을 뿌리치고
그의 숨결이 생생하게 살아 있는 유작으로 올 7월에 아름답게 탄생한 기록이 있다.
현재 기독교 부문 베스트셀러이다.
나는 이기섭 작가란 분도 처음 접했다. 고인의 글을 매 챕터마다 배열하면서
작가의 감성적인 첫 글로 시작하는 편집 아이디어가 무척 신선하고 아름답게 다가왔다.
이런 모습으로 책이 나오기까지 기도했던 많은 동료, 지인들의 마음을
하나님은 명확하게 응답해주셨다는 생각이 든다.

책을 다 읽고 그의 싸이 미니홈을 방문해보았다.
참 수수하게 생긴 그의 얼굴이 반겨주었다.
방명록에는 생전의 그를 만난 적 없는 많은 독자들의 추모의 글이 행진을 이어갔다.
문득 그의 사진첩에 반갑고 그리운 얼굴들이 눈에 띄었다.



마리누나, 지선이, 그 청년 바보의사 안수현님..
2003년 12월 말의 사진이니까 수현님이 발병하여 사경을 헤매기 꼭 2년 전의 사진이다.
지선이가 자전 에세이 <지선아 사랑해>를 내고 대중들에게 크게 알려진,
그해에 수술을 받은 후에 문안한 모습이다.

마리누나는 지선이 홈페이지에서 알게 되어 예전에 나와도 몇 차례 만났었고,
내 홈페이지에도 자주 오셨는데 지금은 캐나다에 이민가신 후 어찌 지내시는지 궁금하다.
지선이는 현재 더욱 좋아진 모습으로 미국에서 유학 중이고.
그 옆의 안수현님.. 
이때만 해도 이렇게 건강하고 듬직하셨는데..

안수현님은 이 사진 아래 다음과 같은 글을 남겼다.

지선 자매 문병을 갔다 왔다. 이번이 몇 번째 수술일까...
너무 많은 사람들이 다녀가지 않을까 하는 걱정에
아는 사람을 통해 가도 되는지 알아봐 달랬더니
아무도 안 찾아와서 화났다는 오까의 이야기가 있었다는 말을 듣고
용기를 내어 병실 문을 똑똑~
(옆 자매분은 marie 자매님... 누가 나이 40을 바라보는 아줌마라고 생각할까?)



1997년 11월 27일, 어머님이 쓰러지신 그날은 올해처럼 금요일이었다.
올해로 만 12년이 지나니 요일마저 딱 맞아 떨어진다.
내가 병원에서 만난 많은 의사들 중에는 공교롭게도 안수현님과 같은 분이 안 계셨다.
어쩌면 내 마음을 아프게 했던 의사들만 더 기억에 남아서 그런지도 모르지만,
나는 의사 분들이 어렵고 멀게만 느껴졌었다.
하지만 교회에서 새롭게 만난 CMF의 의사 분들은 달랐다.
나를 친구처럼 대해주었고 진심으로 기도하고 도움을 주었다.
또래 친구 선정이는 하루 종일 환자들을 치료하느라 고단한 와중에도
우리 집에 들려 감기로 고통 중이던 어머니께 항생제 주사를 놓아주었고,
동혁이 형과 경철 선생님, 릴리 선생님은 내가 언제든지 전화로 물어볼 때마다
최선의 솔루션을 알려주었다.
올해 어머니 결핵이 심각하게 재발하여 요양병원을 갑자기 떠나야만 했을 때
순천향병원에서 만난 김태형 교수님은 자신의 방에 초대하여 손수 커피를 타주며
많은 시간을 할애하여 내게 따뜻한 조언을 아끼지 않으셨다.
이분들은 예수님을 마음에 모시고 환자와 그 가족들을 껴안는 분들이다.

스티그마, 예수의 흔적을 가진 청년 안수현은
십자가를 향해 가신 청년 예수처럼 만 33세를 살다가 하나님의 부르심을 입었다.
그토록 하나님을 사랑하고 병자를 돌보며 자신이 만난 모든 이들과 나눔을 실천한
수현의 몸에 유행성출혈열이 감염되는 것을 막아주지 않으신 하나님의 뜻은 무엇일까?
그건 아무도 알 수 없다. 하나님 앞에 가서 여쭈어보기 전에는...
나는 안수현 선생님을 일찍 데려가신 하나님의 섭리를 억지로 밝혀내고 싶지 않다.
다만 나도 그처럼 예수님을 닮고자 하는 열망을 뜨겁게 가지게 하신 것만으로
그가 남긴 흔적은 너무나 고귀하고 아름다우며, 하나님은 영광 자체란 의미만을 되새겨 본다.

세상 사람들에게 ‘밥맛없는’ 사람이지만,
말을 하거나 행동을 하면 신뢰감을 주는, 그런 주님의 제자로 살고 싶다.
맹물처럼 순수한 정도에 그치지 않고 소금기 있는 식염수가 되어
아픈 사람의 혈관에 들어가 영혼을 치료할 수 있는,
상처 입은 치유자로 살고 싶다.


출처 : 예안교회(사랑하며 섬기는 공동체)
글쓴이 : 느티나무(목사님)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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